쉘부르 40주년 봄밤의 포크가요 축제, 관객 4천여명 성황

새로운 포크가요 축제의 장이 열렸다. 11일 저녁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가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 무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강승모, 강은철, 김세화, 남궁옥분, 신계행, 쉐그린(이태원·전언수), 양하영, 어니언스(임창제), 윤태규, 위일청, 채은옥, 최성수 (가나다 順)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라성같은 포크가수들이 열을 지어 나와 5월의 밤하늘을 포크송의 축제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젠 살집이 제법 통통해진 7~80년대 여학교를 다녔던 멋쟁이 아줌마들도, 뒷머리 어림이 조금씩 시원해져 가는 중년의 아저씨들도 이날은 30여년전 그날로 함께 돌아가 박수치고 환호하며 열기 속에 빠져 들었다.

 


명MC 허참의 사회로, 쉘부르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이날 콘서트는 ‘쉘부르’의 아버지 이종환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날 축제의 공식 명칭도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로 했다.
 
‘쉘부르’는 라디오 PD 겸 DJ였던 이종환이 주축이 돼 1973년 서울 종로에 문을 연 음악감상실이다. 강승모·김세화·남궁옥분·신계행·어니언스·채은옥·최성수 등 이 곳을 거친 수많은 가수들이 가요계의 스타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났다.
 
이 곳을 거쳐 인기를 얻은 가수가 무려 100여명이 넘고, 허참과 주병진 등 인기 방송인도 쉘부르 출신… 가히 '대한민국 청춘문화의 산실'이자 '한국 포크음악의 성지'라 불릴 만하다. 
 
2011년 9월, 25명의 쉘부르 출신 가수들이 처음 친목 모임을 갖게 됐고, 이들이 기부 등 자선 행사에 계속 동참하면서 이번 기념 콘서트 기획에 이르게 됐다.
 
이날 가수 채은옥은 특히 고인이 된 김정호를 추억해 눈길을 끌었다. 채은옥은 김정호가 자신에게 준 곡이라고 소개하며 '어느날 갑자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줘 떠난 지 오래 된 포크음악의 가인 김정호를 추억했다. 자신의 대표곡 '빗물'로 무대를 마무리한 채은옥은 아련한 회상속으로 떠나는 몽환의 시간을 관객들에게 선물했다.

 
무대를 마친 채은옥에게 오랜 팬이 꽃다발을 건네자, MC 허참은 "이거 꽃다발 아까부터 돌려가면서 쓰는 지…아까 본 거 같은데…"라며 농담을 던졌고, 관객들은 폭소와 함께 우렁찬 박수와 함성으로 호응을 보냈다.
 
허참은 "김정호는 혼자 있는 걸 싫어했다. 그렇게 형, 형 하면서, 그렇게 들꽃 좋아하고, 기러기를 좋아하고, 산야를 노래하려고 애를 썼었던 기억이 난다. '이름모를 소녀' 같은 노래는 대단한 명곡 아닌가. 진짜 대단한 가객인데 아까운 나이에 요절을 했다."며 진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허참은 이날 포크가요의 특징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서 같이 부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요즘 노래와는 바로 그 특징의 차이가 빨리빨리 없어지고 사라지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여러분과 같이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쉘부르 출신 가수들, 포크가수들은 참 행복하다고 생각된다. 여러분들도 그 행복을 되돌려 받을 수 있고…"라고 덧붙였다.
 
김세화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아름다운 목소리로 대표곡 '나비소녀'와 '눈물로 쓴 편지'를 들려 주었다. 김세화는 "어렸을 때 부터 기타를 쳤다. 개그맨 전유성이 '너 쉘부르에 와서 노래 한 번 해봐라'라는 말을 듣고서 쉘부르와  인연을 맺게 됐다.면서, 히트곡 '작은 연인들'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7080세대를 아련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한 이날 공연은 쉘부르 군단 12팀이 출연해 각자 자신의 대표곡 2~3곡 정도를 연이어 부르는 ‘쉘부르컴필레이션 앨범’과 같은 형식으로 꾸며졌다.
 
이들은 이날 서울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국내 및 미주 등 10개 지역에서 투어 콘서트를 펼치게 된다. 콘서트 수익금 일부는 사회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글쓴날 : [13-05-13 00:08] 강현아기자기자[hjsin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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