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를 가로지르는 형산강과 동빈내항의 막혔던 물길이 40여년 만에 다시 열린다.
포항시는 2일 오후 3시 각급 기관단체장, 공무원, 시민 등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형산강~동빈내항 간 1.3㎞ 물길을 되살린 포항운하 통수식이 열렸다.
해군헬기 4대가 오색 연막을 내뿜으며 축하비행을 하고, 바지선과 황포돛배, 수상오토바이 등 21종 90대의 배가 동빈내항 입구에서 형산강 운하를 오가며 해상퍼레이드를 펼쳤다.
포항운하의 옛 물길은 1970년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주변 도심이 개발되면서 주택난 해결 등의 목적으로 완전히 매립됐다.
이후 바닷물이 동빈내항에 갇혀 버렸고 썩어가는 물과 오염물질로 내항인근은 사람들이 살기 힘든 슬럼가로 급속히 쇠퇴했다.
포항시는 죽어가는 도심을 살리기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해 온 도심재생 프로젝트의 하나로 총 사업비만 1천600억원을 투입해 복원 작업에 나섰다.
사업비는 LH공사 800억원, 포스코 300억원, 국도비 346억원, 시비 154억원으로 충당했다. 연인원 11만명이 동원되고 현장에서 퍼낸 흙만 15t트럭 7천대 분량에 이르는 대공사다.
통수를 시작으로 형산강물이 포항운하 구간을 따라 하루 1만3천t씩 동빈내항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면 그동안 동빈내항에 갇혀 썩고 있던 생활폐수가 사라지고 푸른 물길을 잇게 된다.
전체적으로 막힌 물길은 3.3㎞지만 이번에 1.3㎞ 구간이 통수되면 동빈내항 구간인 나머지 2㎞에도 물이 흘러 수질개선 효과와 생태복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시는 포항운하에서 형산강에 이르는 6.6㎞ 구간에 21t급 46인승 연안크루즈 1척과 16인승 관광유람선(리버크루즈) 4척을 띄우기로 했다.
또 형산강 초입에 건립된 홍보관에는 물 순환을 위한 펌프시설을 비롯해 전망공간, 카페테리아, 실개천이 흐르는 옥상정원 등이 들어선다.
운하 주변에도 수변공원을 비롯해 비즈니스호텔, 레포츠 시설, 관광위락시설, 전망대, 인도교 등이 자리 잡는다.
포항시 관계자는 “폭 15~26m, 수심 1.74m의 포항운하는 포항의 지도를 바꾼 대역사(大役事)로 평가받고 있다”며 “포항운하 통수를 통해 포항은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미항의 도시이자 전국 최고의 해양환경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